오늘도 또 산양이 막 쫓기었다. 내가 레어템먹고 경매나 하러 갈 양으로 들올 때이었다.
산으로 올라서려니까 등뒤에서 엌엌 하고 산양의 신음소리가 야단이다.
깜짝 놀라 서 고개를 돌려 보니 아니나 다르랴 타우렌 두 놈이 또 온것이다.
호드의 타우렌 (대강이가 크고 똑 소새끼같이 무식하게 생긴 놈)이 덩저리 작은 우리 산 양을
함부로 해내는 것이다. 그것도 그냥 해내는 것이 아니라 돌진하고 분쇄쓰고 물러섰다가
좀 사이를 두고 또다시 돌진하는 이렇게 멋을 부려 가며 여지없이 닦아 놓는다.
그러면 이 못생긴 것은 피깍일때마다 주둥이로 땅을 받으며 그 비명이 킥, 킥, 할뿐이다.
물론 미처 아물지도 않은 면두를 또 쪼이며 붉은 선혈은 뚝뚝 떨어진다.
이걸 가만히 내려다보자니 내 대강이가 터져서 피가 흐르는 것같이 두눈에서 불이 번쩍 난다.
대뜸 이틀전 사냥하다 먹은 덩굴 지팡이를 들고 달려들어 소새끼를 후려칠까 하다가
생각을 고쳐먹고 양변이만 시켜 놓았다.
이번에도 언데드도적 계집이 쌈을 붙여 놨을 것이다.
바짝바짝 내 기를 올리느라고 그랬 음에 틀림없을 것이다.
고놈의 계집애가 요새로 들어서 왜 나를 못 먹겠다고 고렇게 아르릉 거리는지 모른다.
나흘 전 채광 건 만 하더라도 나는 저에게 조금도 잘못한 것은 없다.
계집애가 진은 을 캐러 가면 갔지 남 퀘스트 하는데 와서 퀘몹 잡는것은 다 뭐냐.
그것도 발소리를 죽여 가지고 등뒤로 살며시 와서,사악한 일격 날리고 한다는말이..
"얘! 넌 솔로잉만 하니?"
하고 긴치 않는 수작을 하는 것이다.
어제까지도 저와 나는 이야기도 잘 않고 서로 만나도 본체만척 하고
이렇게 뒤치기없이 점잖게 지내던 터이련만 오늘로 갑작스레 대견해졌음은 웬일인가.
항차 망아지만 한 계집애 가 사냥하는 놈 보구…….
"그럼 혼자 하지 떼루 하듸?"
내가 이렇게 내배앝는 소리를 하니까,
"너 퀘스트 재밌니?" 또는,
"빨강색이면 랩업좀해서 하지 힘들게 지금 하니 ?"
잔소리를 두루 늘어놓다가 남이 들을까봐 손으로 입을 틀어막고는 그 속에서 깔깔댄다.
별로 우스울 것도 없는데 날씨가 풀리더니 이 놈의 언데드년이 미쳤나 하고 의심하였다.
게다가 조금 뒤에는 제 집께를 할금할금 돌아보더니 시체더미다리보호구 속으로 꼈던 바른 손을
뽑아서 나의 턱밑으로 불쑥 내미는 것이다.
언제 캤는지 윤기가 반짝반짝 하는 진은 세 개가 손 에 뿌듯이 쥐였다.
"느 창고엔 이거 없지?"
하고 생색있는 큰소리를 하고는
제가 준 것을 진영에서 알면은 큰일날테니 여기서 얼른 녹여 버리란다.
그리고 또 하는 소리가,
"너 진은이 젤 비사단다."
"난 대장 안한다. 너나 녹여라."
나는 고개도 돌리지 않고 그 진은을 도로 어깨 너머로 쑥 밀어 버렸다.
그 랬더니 그래도 가는 기색이 없고, 뿐만 아니라 쌔근쌔근하고
심상치 않게 숨소리가 점점 거 칠어진다. 이건 또 뭐야 싶어서 그때에야 비로소 돌아다보니
나는 참으로 놀랐다.
우리가 이 던모르에 들어온 것은 근 삼년째 되어오지만 여태껏 핏기없는
언데드계집의 얼굴이 이 렇게까지 홍당무처럼 새빨개진 법이 없었다.
게다 눈에 독을 올리고 한참 나를 요렇게 쏘아 보더니 나중에는 눈물까지 어리는 것이 아니냐.
그리고 16칸가방을 다시 집어들더니 이를 꼭 악물고는 엎어질 듯 자빠질 듯
왕의계곡 쪽 으로 횡하게 달아나는 것이다.
어쩌다 동리 족장이,
"너 얼른 만랩 찍어야지?" 하고 웃으면,
"염려 마서유. 찍을때 되면 어련히 찍을라구!"
이렇게 천연덕스레 받는 계집이었다.
본시 부끄럼을 타는 계집애도 아니거니와 또한 분하 다고 눈에 눈물을 보일 얼병이도 아니다.
분하면 차라리 나의 등어리를 단검으로 한번 모질 게 후려쌔리고 달아날지언정.
그런데 고약한 그 꼴을 하고 가더니 그 뒤로는 나를 보면 잡아먹으려 기를 복복 쓰는 것 이다.
설혹 주는 진은을 안 받아먹는 것이 실례라 하면,
주면 그냥 주었지
'느 창고엔 이거 없 지.' 는 다 뭐냐.
그러잖아도 창고에 잡템밖에 없고 몇일전에는 사기까지 당해서 골드도 한 푼 없는데
거기다 저희는 호드고 우리는 얼라라 맨날 서로 털끝만큼도 지기싫어하는 데
우리가 이 마을에 처음 들어와 집이 없어서 곤란으로 지낼 제 집터를 빌리고
그 위에 집을 또 짓도록 마련해 준 드워프 어른들과
그리고 우리 어머니 아버지도 불타는군단과 전쟁이 있은후 양식이 딸릴때
옆집 노움네 한테 가서 부지런히 꾸어다 먹으면서 얼라진영 에 얼마나많은 도움을 받았는데
호드한테 마음을 줫다가는 내쫓길 것은 문제도 아니고 목숨 까지 위태로운게 내처지인것이다.
그런데 이놈의 계집애가 까닭 없이 기를 복복 쓰며 나를 말려 죽이려고 드는 것이다.
눈물을 흘리고 간 담날 저녁나절이었다.
가방이 다차서 산을 내려오려니까 어디 서 산양이 죽는소리를 친다.
이거 뉘집에서 산양을 잡나, 하고 돌아오다가 나는 고만 두 눈이 똥그랬다.
계집년이 바지 앞에다 우리 80골짜리 산양을 꼭 붙들어 놓고는,
"이놈의 산양! 죽어라 죽어라."
요렇게 암팡스레 패 주는 것이 아닌가.
그것도 대가리나 치면 모른다마는 아주 새끼도 못 낳으라고
그 볼기짝께를 주먹으로 콕콕 쥐어박는 것이다.
나는 눈에 쌍심지가 오르고 사지가 부르르 떨렸으나 사방을 한번 휘둘러보고야
그제서야 호드들이 근처에 아무도 없음을 알았다.
잡은 덩굴지팡이 를 들어 울타리의 중턱을 후 려치며,
"이놈의 계집애! 남의 산양 달리지도 못하라구 그러니?"
하고 소리를 빽 질렀다.
그러나 계집은 조금도 놀라는 기색이 없고 그대로 의젓이 앉아서 제 해골마 가지고 하듯 이
또 죽어라,
죽어라, 하고 패는 것이다.
이걸 보면 내가 사냥하다 내려올 때를 겨냥해 가 지고 미리부터 산양을 잡아 가지고 있다가
네 보라는 듯이 내 앞에서 줴지르고 있음이 확실 하다.
그러나 나는 그렇다고 호드진영에 뛰어들어가 계집애하고 싸울 수도 없는 레벨이고
형편 이 썩 불리함을 알았다.
그래 산양이 맞을 적마다 지팡이로 울타리를 후펴칠 수밖에 별 도리가 없다.
허나 아무리 생각하여도 나만 밑지는 노릇이다.
"아, 이년아! 남의 산양 아주 죽일 터이야?"
내가 도끼눈을 뜨고 다시 꽥 “/y ” 을 하니까
그제서야 울타리께로 쪼르르 오더니 울밖에 섰는 나의 머리를 겨누고 산양을 내팽개친다.
"예이 더럽다! 더럽다!" "더러운 걸 널더러 입때 끼고 있으랬니?
망할 호드년 같으니" 하고 나도 더럽단 듯이 울타리께를 횡허케 돌아내리며
약이 오를 대로 다 올랐다, 라고 하 는 것은
산양이 풍기는 서슬에 나의 이마빼기에다 물지똥을 찍 갈겼는데
그걸 본다면 내장 만 터졌을 뿐 아니라 달리지도 못할듯싶다.
그리고 나의 등뒤를 향하여 나에게만 들릴 듯 말 듯한 음성으로,
"이 허접아!"
"애! 너 벤퀘도 안끼워준다며?"
그만도 좋으련만,
"얘! 너 느 아버지가 앵벌이 한다며?"
"뭐 울 아버지가 그래 앵벌이야?"
할 양으로 열벙거지가 나서 고개를 홱 돌리어 바라봤더니
그때까지 울타리 위로 나와 있어 야 할 계집년의 대가리가 어디 갔는지 보이지를 않는다.
그러다 돌아서서 오자면 아까에 한 욕을 울 밖으로 또 퍼붓는 것이다.
욕을 이토록 먹어 가면서도 대거리 한 마디 못하는 걸 생각하니
질병에 피줄어드는것도 모를 만큼 분하고
급기야는 두눈에 눈물까지 불끈 내솟는 다.
그러나 점순이의 침해는 이것뿐이 아니다.
사람들이 없으면 틈틈이 제 집 해골마를 몰고 와서 우리 산양과 쌈을 붙여 놓는다.
제 집 해골마는 썩 험상궂게 생기고 쌈이라면 홰를 치는 고로 으레 이길 것을 알기 때문이다.
그래서 툭하면 우리 산양이 면두며 눈깔이 피로 흐드르하게 되도록 해 놓는다.
어떤 때에는 우리 산양이 나오지를 않으니까 요놈의 계집애가
약초를 쥐고 와서 꾀어내다가 쌈을 붙인다.
이렇게 되면 나도 다른 배차를 차리지 않을 수 없었다.
하루는 우리 산양을 붙들어 가지 고 배타고 가젯잔에 갔다.
산양에게 노겐포저의 비약을 먹이면 병든 타우렌이 살모사를 먹 고 용을 쓰는 것처럼
기운이 뻗친다 한다.
가젯잔에서 비약을 구입하려니 가격이 졸라 비사다
순 사기당하는 심정이었지만...
사정사정해서 반값에 구입했다.
산양 주둥아리께로 들여 밀고 먹여 보았다.
이넘도 비약에 맛을 들였는지 거스르지 않고 거 진 반 병 턱이나 곧잘 먹는다.
그리고 먹고 금시는 용을 못쓸 터이므로 얼마쯤 기운이 돌도 록 옆의 쇠창살안에다 가두어두었다.
시간이나 때울겸 근처에서 사냥이나 할까 하고 나가보니 몹들이 너무세다
두 번유령되어 시체찾고 다시와서 산양을 밖으로 꺼내보았다.
그런데 이게왠일인가 산양이 3/1 크기로 줄어있는게 아닌가...
머리가 멍해진다.
노겐포저한테 따졋더니 부작용이랜다. 정말 미치고 팔짝 뛸노릇이다 .
그런데 비약을 한번 더먹이면 크기가 훨씬 더커질수도 있다는 말을한다
나는 속는심정으로 1개남은 비약을 마저 먹여보았다
그랬더니 정말 크기가 커지는것이 아닌가 올타쿠나 싶어서..
나는 계집년 군마가 노는 언더시티근처로 가서 산양을 내려 놓고 가만히 맥을 보았다.
두놈은 여전히 얼리어 쌈을 하는데 처음에는 아무 보람이 없었다.
멋지게 쪼는 바람에 우리 산양 은 또 피를 흘리고 그러면서도 올라 뛰고 뛰고 할 뿐으로
제법 한번 쪼아 보지도 못한다.
그러나 한번엔 어쩐 일인지 용을 쓰고 펄쩍 뛰더니 발톱으로 눈을 하비고 내려오며 면두 를 쪼았다.
해골마도 여기에는 놀랐는지 뒤로 멈씰하며 물러난다.
이 기회를 타서 우리산양 이 또 날쌔게 덤벼들어 다시 면두를 쪼니
그제서는 뼈밖에없는 그 대강이에서도 뼈가루가 흐르지 않을 수 없다.
옳다 알았다,
비약만 먹이며는 되는구나 하고 나는 속으로 아주 쟁그러워 죽겠다.
그때에 는 뜻밖에 내가 쌈을 붙여 놓는 데 놀라서 울 밖으로 내다보고 섰던
계집년도 입맛이 쓴지 눈쌀을 찌푸렸다.
나는 두 손으로 볼기짝을 두드리며
연방, /환호 /환호 /환호 를 쳐댓다
"잘한다! 잘한다!"하고, 신이 머리끝까지 뻗치었다.
근데 그순간 해골마가 풀썩 쓰러지더니 다리를 부르르떨다가 곧 죽은듯이 가만히 있는게 아닌가...
"이놈아! 너 왜 남의 말을 때려죽이니?"
"그럼 어때?" 하고 일어나다가,
"뭐 이 자식아! 누 집 말인데?" 하고 복장을 떼미는 바람에 다시 벌렁 자빠졌다.
그리고 나서 가만히 생각을 하니 분하기도 하고 무안도스럽고,
또 한편 일을 저질렀으니, 인젠 호드들이 처들어올테고
조용한 동네에 피바람이부는 쟁이 날수도 있고 집도 내쫓기고 해야 될는지 모른다.
나는 비슬비슬 일어나며 소맷자락으로 눈을 가리고는, 얼김에 엉 하고 울음을 놓았다.
그 러나 계집년이 앞으로 다가와서,
"그럼 너 이담부텀 안 그럴 테냐?"
하고 물을 때에야 비로소 살길을 찾은 듯싶었다.
나는 눈물을 우선 씻고 뭘 안 그러는지 명 색도 모르건만,
"그래!"
하고 무턱대고 대답하였다.
"요담부터 또 그래 봐라, 내 자꾸 못살게 굴 테니."
"그래 그래 이젠 안 그럴 테야!"
"말 죽은 건 염려 마라, 내 안 이를 테니."
그리고 뭣에 떠다 밀렸는지 나의 어깨를 짚은 채 그대로 퍽 쓰러진다.
그 바람에 나의 몸 뚱이도 겹쳐서 쓰러지며,
한창 피어 퍼드러진 하얀 평온초 속으로 폭 파묻혀 버렸다.
알싸한, 그리고 향긋한 그 냄새에 나는 땅이 꺼지는 듯이 온 정신이 고만 아찔하였다.
"너 말 마라!" "그래!" 조금 있더니 요 아래서,
"야이년아 ! 이년이 천옷만들다 말구 어딜 갔어?"
하고 사냥 갔다 온 듯싶은 그 어머니가 역정이 대단히 났다.
겁을 잔뜩 집어먹고 평온초밑을 살금살금 기어서 산아래로 내려간 다음 나는 바위를 끼고 엉금엉금 기
어서 힐스브래드쪽으로 치빼지 않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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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화학습:
본문 내용중,
"대뜸 이틀전 사냥하다 먹은 덩굴 지팡이를 들고 달려들어 소새끼를 후려칠까 하다가 생각을 고쳐먹고 양변이만 시켜 놓았다."
로 보아 주인공의 직업은 법사인듯 하지만, 드워프족의 탈것인 산양을 끌고 다닌다.
주인공 '나'는 어떠한 평판노가다를 통해 타종족의 탈것을 소유할 수 있었는지 친구들과 토론해 보자.-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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