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일어나 창밖을 보니 안개가 자욱했다.
일전에 Kem Trang Tien에 들렀을 때 기억해 둔 유니클로를 지나치는 코스로 아침을 먹기 위해 우선 호안끼엠 호수로 갔다.
호수변에는 수면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더 안개가 자욱했다.
호안끼엠 호수는 호숫가 보도에 펜스도 없이 바로 물이라, 호수 가까이 걷기엔 무서울 지경이었다.
구글 지도에서 좋은 평이 많았던 Pho Suong에 갔다.
가게는 아직 한산했기에 바로 주문할 수 있었다
첫 입을 먹자마자 눈이 번쩍 뜨였다.
타향에서 느끼는 진한 고향의 맛... 다○다...
고향의 맛이 엄청 진하게 났다.
책에서 현지 쌀국수 식당들이 msg를 많이 쓴다는 내용을 읽긴 했는데, 예상보다 확연하고 강력했다.
그래도 그 맛이 나면 맛이 없을 수가 없기에 일단 맛있게 먹었다.
숙소로 가는 길에 콩카페에 들러 코코넛커피를 한잔 마셨다.
아하 커피보다 콩카페의 코코넛커피가 코코넛향이 더 진하고 크리미 했다.
숙소에서 일정 확인과 채비를 하고 점심을 먹으러 이동 경로에 있는 Ky Dong Restaurant에 갔다.
여러 가지를 시켰는데, 야채볶음은 메뉴가 겹쳤다.
리뷰에서 본 대로 볶음밥이 특히 담백하고 맛있었다.
점심식사 후에 하노이 미술 박물관에 갔다.
티켓을 끊고 사진에 보이는 건물로 바로 들어갔는데, 티켓 확인 절차가 전혀 없었다.
총 3층정도를 돌며 미술작품들을 관람했다.
나와서 보니 옆에 있는 건물이 눈에 보였다.
엑스맨 시리즈에 나오는 자비에학교 같은 외관이 인상적이었다.
궁금해서 앞에 가보니 여기가 미술관 입구였다. 어쩐지..
허무함을 달래고 체력도 보충할 겸 미술관 내에 있는 카페에 갔다.
나는 아메리카노, 아내는 앰버렐라(?) 주스를 주문했는데 그냥 새콤달콤한 맛이었다.
다시 마음을 다잡고 꽤나 긴 시간에 걸쳐 본관 관람을 마쳤다.
미술관 화장실은 이용하기 버거운 느낌이었고, 지하에 위치한 도자기류 전시관은 화장실에서 새어 나오는 냄새로 오래 머물기 어려웠다.
숙소에 들러 휴식을 취하고, 저녁은 해산물 레스토랑인 Hai San Seafood 68 Restaurant으로 갔다.
처음엔 그 근처의 Ghe Hap Xuan Xuan을 가려고 했으나, 노점인 관계로 화장실 이용도 불안했고 대표메뉴인 랍스터의 가격이 메리트가 없었다.
금요일 저녁이라 야시장이 열린 구시가지를 지나 식당에 도착했다.
하노이에서 가본 음식점들은 일반적으로 의자와 테이블이 낮았다. 그중에서도 이곳은 유난히 더 낮아서 무릎이 테이블에 끼일 지경이었다.
우리는 타이거새우구이, 마늘버터로 구운 조개, 베트남식 김치볶음밥인 Com Rang Dua Bo를 주문하고 각각 하노이식 가게맥주인 Bia Hoi를 한잔씩 주문했다.
타이거새우는 잘 아는 그 맛, 조개구이도 어느 정도는 예상 가능한 맛이다. 하노이는 바다가 멀어 전반적으로 해산물이 비싸다고 한다.
Com Rang Dua Bo는 Pho Cuon Hung Ben에서 맛있게 먹은 기억이 있어 주문했는데, 조금 다르지만 나름 괜찮은 맛이었다.
Bia Hoi는 일반 맥주보다 도수가 낮다고 들었는데, 생각 외로 밍밍하지 않고 산뜻한 맥주맛이었다. 얼음을 넣어주지 않은 게 아쉽기도 하고, 위생에 대한 소문을 들은 측면에서는 다행이기도 했다.
옆 테이블에는 20대로 보이는 한국 여자 2명인 앉아있었다.
친한것 같으면서도 서로 멕이는 대화가 줄타기 하듯 오가는 흥미진진함에 자꾸 귀가 쏠렸다. 그들 덕에 배달음식을 숙소에서 쉽게 시켜먹을 수 있다는 사실도 알기되었다. 하지만 마지막 날 까지도 우리는 배달은 시켜먹지 않았다.
이날은 금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열리는 야시장을 겉핥기식으로 스윽 한번 둘러보기만 하고 다음날 제대로 구경하기로 하며 잠자리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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